앞편에서 대기 구조·밀도고도와 뉴턴의 운동법칙까지 정리했습니다. 이번 편은 베르누이 원리, 익형 설계, 압력중심(CP) 이동과 날끝 와류까지 4장의 나머지입니다.

베르누이 원리 — 속도가 오르면 압력이 떨어진다
뉴턴이 운동법칙을 정리한 지 반세기 뒤, 스위스 수학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는 움직이는 유체(액체 또는 기체)의 압력이 그 운동 속력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했습니다. 베르누이 원리(Bernoulli’s Principle)는, 움직이는 유체의 속도가 커지면 그 유체 안의 압력은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이 원리가 비행기 날개의 굽은 윗면을 지나가는 공기에 일어나는 일을 설명합니다.
베르누이 원리를 실제로 보여주는 장치가 벤투리관(venturi tube)입니다. 벤투리관은 공기가 들어가는 입구가 목(throat, 잘록한 지점)으로 좁아졌다가, 뒤쪽으로 가며 지름이 다시 커지는 출구 구간을 갖습니다. 출구의 지름은 입구와 같습니다. 관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질량은 나가는 질량과 정확히 같아야 합니다. 잘록한 곳에서는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양의 공기를 통과시키려면 속력이 커져야 합니다. 공기가 빨라지면 압력도 떨어집니다. 잘록한 곳을 지나면 기류는 다시 느려지고 압력은 올라갑니다.
익형 설계
익형(airfoil)은 그 표면이 공기 속을 움직이거나, 반대로 공기가 그 구조를 스쳐 지나갈 때 반작용을 얻도록 만든 구조입니다. 공기는 압력과 속도가 달라지면 여러 방식으로 반응하지만, 여기서는 조종사가 비행 중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양력을 만들도록 설계된 익형—만 다룹니다. 날개 단면처럼 대표적인 익형 윤곽을 보면 설계의 뚜렷한 특징이 보입니다. 윗면과 아랫면의 곡률, 곧 캠버(camber)가 다릅니다. 윗면 캠버가 아랫면보다 더 두드러지고, 아랫면은 대체로 비교적 평평합니다.
참고. 익형 윤곽의 양쪽 끝 모양도 다릅니다. 비행 중 앞을 향하는 둥근 끝을 앞전(leading edge), 반대쪽 끝인 뒷전(trailing edge)은 가늘고 뾰족합니다.
익형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는 기준선이 시위선(chord line)입니다. 앞전과 뒷전을 잇는 직선입니다. 이 시위선에서 날개 윗면·아랫면까지의 거리가 그 지점의 윗면·아랫면 캠버 크기입니다. 앞전에서 뒷전까지, 윗면과 아랫면에서 항상 같은 거리에 있는 또 하나의 기준선이 평균 캠버선(mean camber line)입니다. 이 평균선은 모든 점에서 윗면과 아랫면으로부터 같은 거리입니다.

익형은 공기가 물리 법칙에 반응하는 방식을 이용하도록 만들어집니다. 그 결과 공기 질량에서 두 가지 작용이 나옵니다. 날개 아래 공기 질량이 밀어 올리는 양의 압력 양력, 그리고 날개 위 압력이 낮아지며 생기는 음의 압력 양력입니다.
날개나 로터 블레이드처럼 비교적 평평한 아랫면이 진행 방향에 대해 작은 각으로 기울어 있으면, 기류가 아랫면에 부딪혀 아래로 튕기며 위로 향하는 양의 양력이 생깁니다. 동시에 앞전의 윗면 곡면에 부딪힌 기류는 위로 꺾입니다. 익형은 공기에 작용을 가해 공기를 아래로 밀고, 그 반작용으로 공기가 익형을 위로 밉니다. 날개가 항공기 무게보다 큰 양력을 만들면 비행기는 뜹니다.
필요한 양력을 날개 아랫면이 공기를 꺾는 것만으로 얻는다면, 연처럼 평평한 날개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항공기를 받치는 양력의 나머지는 날개 위를 흐르는 공기에서 옵니다. 비행의 핵심이 여기에 있습니다.
익형 윗면이 만드는 양력과 아랫면이 만드는 양력의 비율에 특정 숫자를 매기는 것은 정확하지도, 쓸모 있지도 않습니다. 그 값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비행 조건은 물론 날개 설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익형마다 비행 특성이 다릅니다. 수천 종의 익형이 풍동과 실제 비행에서 시험됐지만, 모든 비행 요구를 한 번에 만족하는 익형은 없습니다. 각 항공기의 무게, 속도, 용도가 익형 모양을 정합니다. 가장 큰 양력을 내는 데 효율적인 익형은 아랫면이 오목하거나 “퍼내어진(scooped out)” 형태입니다. 고정된 형상으로는 이 익형이 양력을 내는 대신 속도를 너무 많이 포기해 고속 비행에는 맞지 않습니다. 공학이 발전하면서 오늘날 고속 제트기는 오목 익형의 높은 양력 특성을 따로 끌어다 씁니다. 기본 날개 구조에서 꺼내는 앞전 크루거 플랩(Kreuger flaps)과 뒷전 파울러 플랩(Fowler flaps)은 익형 모양을 고전적인 오목 형태로 바꿔, 저속 비행에서 훨씬 큰 양력을 냅니다.
반대로, 완전히 유선형이라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익형은 비행기를 땅에서 띄울 양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 비행기의 익형은 설계의 양극단 사이에 있습니다. 모양은 그 항공기의 필요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림 4-6은 흔히 보는 익형 설계입니다.

윗면의 낮은 압력
풍동에서든 비행 중이든, 익형은 움직이는 기류 속에 집어넣은 유선형 물체일 뿐입니다. 익형 윤곽이 물방울 모양이라면 위와 아래로 지나가는 공기의 속도와 압력 변화는 양쪽이 같습니다. 그러나 그 물방울을 길이 방향으로 반으로 자르면 기본 익형(날개) 단면에 가까운 형태가 됩니다. 그 익형을 기울여 기류가 각을 이루며 부딪히게 하면, 윗면을 지나는 공기는 아랫면을 지나는 공기보다 빨라져야 합니다. 이 속도 증가가 익형 위 압력을 떨어뜨립니다.
베르누이의 압력 원리를 적용하면, 익형 위를 지나는 공기 속도가 커진 만큼 압력이 떨어집니다. 이 낮아진 압력이 전체 양력의 한 성분입니다. 날개 윗면과 아랫면의 압력 차만으로 생기는 전체 양력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익형 윗면에서 뒤로 내려가는 흐름이 하강류(downwash)를 만듭니다. 이 하강류는 뒷전에서 아랫면에서 온 흐름과 만납니다. 뉴턴 제3법칙을 적용하면, 이 뒤쪽·아래쪽 흐름의 반작용이 익형을 앞·위로 미는 힘이 됩니다.
아랫면의 높은 압력
익형 아래의 압력 조건도 양력의 일부를 만듭니다. 공기가 익형 아래로 흐르는 방식 때문에, 특히 받음각이 클수록 양의 압력이 생깁니다. 다만 이 흐름에는 또 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앞전 가까운 한 지점에서 기류는 거의 멈춥니다. 이 지점이 정체점(stagnation point)입니다. 이후 속도가 서서히 살아나고, 뒷전 근처 어느 지점에서 윗면과 같은 속도에 다시 도달합니다. 베르누이 원리에 따르면 익형 아래에서 기류가 느려진 곳에는 위로 향하는 양의 압력이 생깁니다. 유체 속도가 떨어지면 압력은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윗면과 아랫면의 압력 차가 커질수록 전체 양력도 커집니다. 익형이 양력을 내는 순간마다 베르누이 원리와 뉴턴 법칙이 함께 작동합니다.
압력 분포와 압력중심(CP)
풍동 모형과 실물 항공기로 실험한 결과, 날개 표면을 따라 공기가 흐를 때 받음각(AOA, angle of attack)에 따라 대기압보다 낮은(음의) 압력 구간과 대기압보다 높은(양의) 압력 구간이 생깁니다. 윗면의 이 음의 압력이 날개에 가하는 힘은, 아랫면을 때리는 공기가 만드는 양의 압력보다 상대적으로 큽니다. 그림 4-7은 세 가지 받음각에서 익형을 따른 압력 분포입니다. 주어진 받음각에서 그 압력 변화의 평균이 압력중심(CP, center of pressure)입니다. 공기역학적 힘은 이 CP를 통해 작용합니다. 받음각이 높으면 CP는 앞으로 이동하고, 받음각이 낮으면 CP는 뒤로 이동합니다. 날개 구조를 설계할 때 이 CP 이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낮은 받음각과 높은 받음각 모두에서 날개 구조에 걸리는 공기 하중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항공기의 공력 균형과 조종성은 CP 변화에 좌우됩니다.

| 받음각 | 압력중심(CP) | 압력 분포 |
|---|---|---|
| 낮은 받음각 (−8°) | 뒤로 이동 | 윗면 저압이 약하고, 아랫면에도 아래 방향 힘이 나타남 |
| 정상 받음각 (+4°) | 중간 | 윗면 저압과 아랫면 고압이 함께 양력을 만듦 |
| 높은 받음각 (+10°) | 앞으로 이동 | 윗면 저압이 앞전에 집중되고 화살표가 커짐 |
익형이 실제로 하는 일
각 원리가 양력 형성을 예측하고 기여하는 구체적 예는 들 수 있지만, 양력은 단순한 주제가 아닙니다. 양력이 생기는 과정은 윗면·아랫면의 단순한 압력 차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실제로 많은 양력면은 대칭 익형처럼 윗면이 아랫면보다 길지 않습니다. 고속기의 대칭 날개, 많은 헬리콥터의 대칭 로터 블레이드처럼 윗면과 아랫면이 똑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두 예에서 다른 것은 다가오는 기류에 대한 익형의 관계, 곧 각도뿐입니다. 종이비행기는 그냥 평판이라 아랫면과 윗면의 모양과 길이가 완전히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익형은 양력을 내고, “흐름 전환(flow turning)”이 양력을 만드는 일의 일부(또는 전부)를 담당합니다.
익형이 공기 속을 지나갈 때 기류에 대해 기울어지면, 다가오는 공기와의 관계 때문에 흐름이 달라집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 창밖으로 손을 내민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손을 한쪽으로 기울이면 손이 위로 또는 아래로 움직입니다. 편향 때문입니다. 편향은 기류 속 물체 주위로 공기를 꺾고, 그 결과 물체 주위 속도의 크기와 방향이 바뀌며, 측정할 수 있는 속도에 따른 힘과 방향이 생깁니다.
세 번째 차원 — 날끝 와류
지금까지는 익형 윗면과 아랫면을 가로지르는 흐름만 봤습니다. 양력의 대부분은 이 두 차원에서 생기지만, 세 번째 차원인 익형 끝도 공력 효과가 있습니다. 익형 아래의 고기압 영역이 날끝을 돌아 위의 저기압 영역으로 밀려 나갑니다. 이 작용이 날끝 와류(tip vortex)라는 회전 흐름을 만듭니다. 와류는 익형 뒤로 흐르며 뒷전까지 이어지는 하강류를 만들고, 그 하강류는 해당 익형 구간의 양력을 전체적으로 줄입니다. 제작사는 이 작용을 줄이려고 여러 방법을 씁니다. 날끝에 윙렛(winglets)을 달면 댐처럼 와류가 생기는 것을 막습니다. 윙렛은 익형 위쪽에도, 아래쪽에도 달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익형 끝을 깎아 압력 차를 줄이고 날끝 주위 흐름을 고르게 하는 것입니다.

4장 요약
오늘날 일반항공기는 고성능으로 봐도 될 특성을 갖습니다. 그래서 조종사는 비행이라는 일의 바탕이 되는 원리를 이해하고 체감하는 일이 더 필요해졌습니다. 이 장에서 다룬 원리를 더 보려면 NASA Beginner’s Guide to Aerodynamics(www.grc.nasa.gov/www/k-12/airplane/bga.html)를 참고하면 됩니다.
다음 편은 5장 비행 공기역학으로, 양력 공식과 실속 등 비행 중 힘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다룹니다.
핵심 정리
- ● 베르누이 원리: 유체 속도가 커지면 그 안의 압력은 떨어집니다. 벤투리 목에서 속도가 가장 크고 압력이 가장 낮습니다.
- ● 익형 단면은 앞전·뒷전, 시위선, 평균 캠버선으로 정의합니다. 윗면 캠버가 아랫면보다 큰 것이 보통입니다.
- ● 양력은 윗면 저압(베르누이)과 아랫면이 공기를 아래로 꺾는 반작용(뉴턴 제3법칙)이 함께 만듭니다. 윗면·아랫면 비율에 고정된 숫자는 없습니다.
- ● 정체점은 앞전 근처에서 기류가 거의 멈추는 지점입니다. 아랫면에서 속도가 떨어지면 압력이 올라 양의 양력이 보탭니다.
- ● 압력중심(CP)은 그 받음각에서 압력 변화의 평균점입니다. 받음각이 높으면 앞으로, 낮으면 뒤로 이동합니다.
- ● 대칭 익형과 종이비행기는 윗면이 더 길지 않은데도 양력을 냅니다. 다가오는 기류에 대한 각도와 흐름 전환이 핵심입니다.
- ● 날끝에서는 아랫면 고기압이 윗면 저기압으로 돌아 날끝 와류가 생기고 양력이 줄습니다. 윙렛이나 날끝 테이퍼로 줄입니다.
이 글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Pilot’s Handbook of Aeronautical Knowledge(FAA-H-8083-25B)(퍼블릭 도메인)를 번역·재구성한 시리즈입니다.
“베르누이 원리·익형과 날끝 와류 — 조종사 핸드북 4장 (2/2)”에 대한 1개의 생각